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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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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 와 달 님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사실은 내가 하는 모든 생각과 말들이 '~인 것 같다' 로 끝나야 하는 것 같다. 심지어는 행동까지도.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실천 중이다. 매번 의식하며 그렇게 말하는 게 번거로워 생략할 뿐이다. 그래서 이게 어떤 규칙이라기보다는, 무의식중에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확실한 게 없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안정을 찾으려면, 일단 확실한 것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르는 것 생각을 거듭할수록 아는 게 줄어간다. 정확하게는, 알고 있다고 알아왔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 앎에 확신이 사라진다. 예전에는, '과거에 비해 더 나아진 현재의 나'를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었다. 그저 매일 매 순간 조금씩 나아진다먼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게 의미가 있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내가 나아졌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판단을 했다고 쳐도, 그 판단의 기준이 미래에도 건재할 거라 단언할 수 있는가. 옳다고 생각해 나아갔는데, 후에 보니 오히려 퇴보였다고 여겨진다면, 그럼 절망해야 하는가? 퇴보가 나쁜 것인가? 퇴보를 하면 안 되는건가? 퇴보한 것은 성장한 게 아닌가? 퇴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없는가? 퇴보는 퇴보인가? 생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