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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물방울

꽤 투명한 물방울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슬이라고 불려왔습니다. 사람들은 흙탕물보다는 깨끗한 물을 좋아했기에 이슬은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슬은 자신을 더 투명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때 옆에서 흙탕물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흙탕물의 오묘한 눈빛을 이슬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슬은 그런 사소한 것보다는 자신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이슬은 자신을 깎아내는 노력 끝에 완전한 투명함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슬이 자신의 노고를 치하받기 위해 사람들 앞에 나섰을 때,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투명한 자신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이슬은 슬펐습니다. 그래서 이슬은 흙 속에 자신을 파묻었습니다. 이슬은 흙탕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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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흙탕물은 이슬을 발견했습니다. 흙탕물은 과거의 자신을 떠올려 봅니다. 투명해지기를 결심한 투명한 이슬이 보입니다. 흙탕물은 이슬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집니다. 흙탕물은 이슬을 내버려 두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졌던 그 시선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이슬은 이런 생각들에 빠진 흙탕물을 무시합니다.

투명한 이슬은 행복해질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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