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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관계에는 반드시 부담이 따른다.
나는 그 관계가 단방향일 때에도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며, 다른 사람에게 '너 혹시 부담을 느끼니?' 라고 물어볼 수 없기에, 그리고 사람은 너무 다양하기에 일반화에는 무리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타당한 생각이라 여겨진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만, 그 사람은 나를 알지 못할 때에도, 나는 그 사람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부담이 어떤 관계에서든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부담이 항상 부정적으로 인식될 필요는 없다. 부담을 지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부담은 보통 부정적으로 인식되는데, 그것은 긍정적인 부담은 잘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티셔츠 하나를 입었다고 무거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코트를 입고 그 주머니에 지갑과 핸드폰 등등을 넣어 놓으면,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역치가 존재하는 것이다.
적은 부담은, 서로를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관계를 유지시키는 원동력이지만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기면 불편함으로 바뀐다.

그 역치, 즉 일정 수준은 - 흔히 '선'을 긋는다고 말하는데 - 대상에 따라 상이하다. 슬픈 사실은 그 선이 잘 보이는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넘으면 분명히 자신이 넘었다는 사실을 상대가 알려 주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독심술사가 아니기에 그저 열심히 선을 자세히 관찰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선은 진짜로 생각보다 자주 바뀌기에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